바닥앉아 거리응원, 할 땐 좋았는데 갑자기 허리가
대부분 근육 문제, 따뜻한 찜질은 금물
회사원 이정수씨(35)는 지난 그리스전에서 응원전을 펼치느라 두시간이 넘게 바닥에 앉아 있었다. 즐거운 비명도 잠시, 경기가 끝나고 흥분한 기분으로 몸을 일으키다가 갑작스러운 허리통증으로 움직일 수 없었다.
거리응원으로 오랫동안 바닥에 앉았다 갑자기 움직일 때 허리통증을 경험했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불편한 자세로 오래 앉아 있다 보면 척추 근육이나 인대에 무리가 생겨 요통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당황할 필요는 없다. 관리만 잘하면 며칠 내에 사라지기 때문이다.
김정훈 서울튼튼병원 척추센터 원장은 "허리가 아프면 뼈의 이상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급성요통은 뼈에 이상이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대부분 디스크나 인대, 근육의 문제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했다.
급성요통은 3~7일 정도 침대에 누워 안정을 취하면 대부분 저절로 좋아진다. 이때 찜질을 해주면 더 빨리 회복되는데, 단 따뜻한 찜질은 금물이다. 요통은 인대나 근육이 상처를 입어 생긴 염증이 문제인데 여기에 뜨거운 찜질을 대면 염증과 부종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뜨거운 열기로 혈액이 피부로 몰리면서 인대나 근육의 혈액순환이 오히려 저하될 수 있다.
김 원장은 "후끈 후끈한 파스도 피하는 것이 좋다"며 "냉찜질로 붓기와 열기를 가라앉혀 주는 것도 통증완화에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찜질은 시간을 지켜서 하는 것이 좋다. 한쪽허리에 5분씩 하루에 5~6회 정도 천천히 허리를 문지르는 방식이다. 얼음을 비닐 주머니에 넣은 채 20~30분씩 환부에 대고 있으면 근육이나 혈관의 수축이 심해져 역효과가 생길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찜질과 안정을 취하면서 신경 써야 할 것은 생활 속 자세. 요추의 정상적인 굴곡이 손상되면 척추에 과부하가 걸리며 증상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특히 앉는 자세는 척추에 무리가 되는 만큼 가급적 앉는 자세는 피해야 한다. 양반다리로 앉거나, 운전을 하는 것은 금물이다.
등받이가 있는 기댈 수 있는 곳에 앉고, 앉았다 일어날 때는 허리가 아닌 다리 힘으로 일어나도록 한다. 몸을 앞으로 구부리는 동작도 좋지 않다.
머리를 감거나 세수를 할 때는 샤워기를 이용하는 것이 좋고, 재채기나 기침, 코를 푸는 동작은 복압을 높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요통에 가장 좋은 것은 누워 있는 자세. 누울 때는 너무 푹신하거나 딱딱한 곳 보다는 조금 단단한 바닥에 누워야 요추가 모양을 정상으로 유지할 수 있고 종아리 부위에 쿠션을 받치면 척추 라인이 정상화돼 척추의 부담이 줄어든다.
김 원장은 "요통과 더불어 전신발열이 있거나 항문 주위의 감각이 둔화되고, 안정을 취하는 동안에도 통증이 심하다면 단순 급성요통이 아니라 척추염 등 큰 질환의 전초증상일 수 있는 만큼 정밀진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